2011/10/23 07:27

바다와 마주 선 깎아지른 병풍절벽 ‘한폭의 그림’...제주 중문 ‘갯깍 주상절리대’

  • 제주 서귀포시 색달동 중문 하얏트호텔과 갯깍주상절리대 사이는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비경으로 통한다. 국내 최대 규모의 주상절리대가 작은 백사장인 ‘조근모살’과 어울려 장관을 연출한다.

    제주는 언제 가도 신비스럽다.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는 지명이 그렇고 이국적인 풍경 또한 그렇다. 갯깍, 조근모살, 근모살, 드르, 신산오름…. 서귀포 해변에서 만나는 지명들이다. 제주여행은 이처럼 낯선 지명과 풍광이 오히려 다정하게 느껴져서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올여름 제주는 하루가 멀다 하고 비가 내리다 그치기를 반복하고 있다. 오죽하면 ‘제주에 머무는 3일 동안 비를 만나지 않으면 조상 3대가 공을 쌓은 것’이라는 옛말이 다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정도가 됐을까?

    제주공항을 나서자 화창한 날씨가 반겼다. 하지만 서귀포로 넘어가는 사이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한라산은 지척에서도 보이지 않을 만큼 검은 구름으로 뒤덮였다. 높은 한라산이 구름을 막아 서귀포에 비를 뿌리는 날이 많아졌다.

    비를 맞으며 제주의 숨겨진 비경을 찾아 나섰다. 월평마을에서 대평포구까지 바닷가로 연결된 ‘올레길 8 코스’로 향했다. 해안선을 따라 길이 연결된다고 해서 ‘전형적인 바당(바다) 올레 코스’로 불리는 곳이다. 

    중문해수욕장은 흐린 날씨에도 아랑곳없이 뒤늦은 피서에 나선 관광객으로 만원이었다. 제주를 대표하는 천제연 계곡의 끝이 바다와 만나는 곳으로 긴 백사장을 뜻하는 진모살이라 불린다. 하지만 백사장의 길이는 500m에 불과하다. 해수욕장은 흰색과 검은색, 그리고 회색과 붉은색 모래로 뒤섞여 있다. 앞에는 짙푸른 바다 펼쳐 있고, 뒤에는 깎아 세운 듯한 낭떠러지가 갈색 옷을 입고 병풍처럼 버티고 서 있다.

    길을 따라 발 걸음을 조금만 옮기면 제주 토박이들조차 모른다는 숨은 비경을 만나게 된다. 하얏트호텔과 예래동 ‘갯깍 주상절리대’ 사이가 그곳이다. 언뜻 보기에도 신비스런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다. 중문해수욕장이 넓은 모래밭을 뜻하는 ‘진모살’인 데 비해 이곳은 작은 모래톱이라 해서 ‘조근모살’이라 불린다. 

    바다로 난 산책로를 따라 가는 길에는 작은 대나무가 터널을 이룬다. 계단을 다 내려서기도 전에 작은 폭포가 제법 큰 소리를 내며 바다로 물을 흘려보낸다. 무지개를 만드는 ‘개다리폭포’와 기묘한 형상의 바위가 잘 어울려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하다. 곧이어 바다로 향하는 급한 경사에 가지런히 자리한 나무계단을 타고 내려서면 영겁의 시간 파도에 시달려 모서리가 마모돼 둥글둥글한 몽돌이 쫙 펼쳐져 있다. 

    ‘진모살’이라 불리는 중문해수욕장의 긴 백사장에는 흰색과 검은색, 회색과 붉은색 모래가 뒤섞여 있다.
    산책하거나 맨발로 걸아다니기 좋아

    동굴로 향하는 곳에는 아주 작은 모래톱이 나온다. 유(U)자형 협곡 가운데 백사장이 있는 셈이다. 조용히 산책을 하거나 맨발로 걸어다니기에 좋은 곳이다. 서귀포 앞바다에서 밀려오는 파도의 물거품까지 더해지면 이곳은 말글로는 형언키 어려운 풍광이 눈앞에 펼쳐진다.

    백사장 옆에는 또다시 정교하게 겹겹이 쌓인 검붉은 사각, 육각꼴의 돌무더기와 하늘을 향해 수직으로 뻗은 육각 돌기둥이 해안을 호위하고 있다. 둘러싼 병풍바위 주상절리대는 만물상을 닮은 천혜의 절경이다. 흡사 돌로 쌓아 올린 성곽의 모습을 하고 있는 갯깍 주상절리대이다. 최대 높이에 40m, 폭이 1km에 달한다.

     인근 대포해안 주상절리대와 더불어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주상절리는 거대한 용암의 흐름이 바다와 만나 급속히 식으면서 용암덩어리가 사각, 오각, 육각 기둥으로 쪼개진 것이다. 주상절리대는 바다와 만나 침식하면 용암 기둥이 밑부분부터 떨어져 나가 거대한 동굴이 탄생한다. 이곳에 있는 ‘색달동 해식동굴’이 바로 그런 곳이다. 아치형 육각기둥이 떠받친 20여m 높이의 동굴에 들어서면 자연의 위대함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해안을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지삿개 주상절리대에 파도가 치면 하얀 물거품으로 흘러내리는 모습은 보기 힘든 절경이다.
    거센 파도 30∼40m 돌기둥 타고 올라

    이제 주상절리와 흐드러진 억새가 어울려 절묘한 풍경을 만들어내는 ‘지삿개 주상절리대’로 갈 차례다. ‘대포 주상절리’라고도 하는데, 지삿개는 대포동의 옛 지명이다. 중문관광단지 민속박물관 입구와 대포동 마을에서 서남쪽으로 5∼6분 거리에 있다. 지삿개 주상절리대는 약 25만 년에서 14만 년 전 사이에 ‘녹하지악(鹿下旨岳)’ 분화구에서 흘러나온 용암이 식으면서 형성됐다. 석공이 공들여 다듬은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정교하다. 거센 파도가 30∼40m에 이르는 돌기둥을 타고 오르다 하얀 물거품으로 흘러내리기를 반복하는 모습은 다른 곳에선 보기 힘든 절경이다.

    해병대의 도움을 받아 해녀들만 다니던 바윗길을 새로 연 해병대 길을 지나는 맛도 일품이다. 자연과 어우러진 여유로움과 편안함으로 가득한 작은 마을 대평리가 이 올레길의 종점이다. 안덕계곡 끝자락에 바다가 멀리 뻗어나간 너른 들(드르)이라 하여 ‘난드르’라고 불리는 마을이다. 마을을 감싸는 ‘군산(신산오름)’은 동해 용왕 아들이 스승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아름다운 전설이 전해진다.

    제주=류영현 기자 yhryu@segye.com

    ■여행정보

    ◆묵을 곳=제주(지역번호 064) 서귀포 중문에는 특급호텔과 콘도, 여관, 펜션 등 다양한 숙소가 있다. 가족단위 여행객에게 적합한 한국콘도(738-9101)와 해변에 위치한 여행스케치(064-738-8250), 트윈성펜션(738-8558), 골드비치펜션(738-7511), 큰머들민박(738-5933) 등도 있다.

    ◆먹을 것=제주의 대표 음식으로는 말고기, 제주 토종 흑돼지, 갈치, 옥돔, 전복죽 등이 있다. 중문에 있는 신라원(739-3395)에서는 말고기 등 제주의 특산음식을 내놓는다. 퍼시픽랜드 안에 있는 비치카오카오(1544-2988)는 뷔페 음식점으로 각종 해산물과 바비큐 요리 전문점이다. 제주미향(738-8588)은 갈치 요리를, 덤장중문점(738-2550)에서는 전통고기잡이 방식인 덤장으로 건져 올린 생선을 내놓는다. ‘중문어촌계 해녀의 집’(738-9557)은 해녀들이 잡은 해산물을 즉석에서 조리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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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10/23 07:18

    맑은 계곡물 소리 따라 ‘천년 오솔길’ 걷노라면 세파에 찌든 마음 ‘훌훌’


  • 산이 높으면 골짜기도 깊은 법. 가야산(1430m) 마루에서 내린 물줄기는 굽이굽이 휘돌아 장쾌한 폭포와 우람한 계곡을 빚어놓았다. 시원한 물줄기는 사방을 둘러싼 기암괴석과 어우러져 빼어난 절경을 빚어 낸다. 경남 합천 홍류동 계곡은 계절마다 경관을 달리한다. 가을 단풍이 너무 붉어서 흐르는 물조차 붉게 보인다 하여 붙여진 홍류동(紅流洞). 여름에는 금강산의 옥류천처럼 맑다고 해서 옥류동으로도 불린다.

    팔만대장경을 천 년간 간직해온 법보종찰 해인사는 큰 배의 형상이다.
    이 계곡 곳곳에는 신라시대의 대학자 고운 최치원(崔致遠)의 발자취가 또렷이 남아 있다. 당나라에서 돌아온 최치원이 첩첩산중인 이곳까지 오게 된 연유가 궁금해진다. 성골과 진골의 권세 다툼에 실망한 육두품 출신 최치원은 ‘개혁’이라는 화두를 던지고 홀연히 떠나 천하를 주유하다 찾아든 곳이 가야산 계곡이다. 그래서 이곳은 ‘최치원이 노년을 지내다 갓과 신발만 남겨 둔 채 홀연히 신선이 되어 사라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곳이다.

    옥류동 계곡에 들어서면 하고 많은 수려한 산수를 마다하고 최치원은 왜 이곳에서 발걸음을 멈춰야 했는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천년의 고고한 세월을 담은 오솔길은 오늘날 ‘마음의 길’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나 세파에 시달린 여행객을 자연의 품속으로 안내한다. 유독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지만 홍류동 계곡 초입에 들어서면서부터 서늘한 기운이 감돈다. ‘홍류동 마음의 길’을 걷기 위해 대장경천년문화축전 주행사장 입구에서 성보박물관과 홍제암을 지나 가야산 대피소까지 걸었다. 돌아오는 길에는 학사대와 일주문, 백련암을 거쳐 내려오는 데 장장 16km나 된다. 어른 걸음걸이로 5시간가량 소요되는 길이다.

    잘 닦여진 마음의 길을 따라 걷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청아한 계곡물 소리가 따라나선다. 계곡은 지척에서 걷고 있는 옆사람의 목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큰 소리로 변했다가 이내 아름드리 천년 소나무와 어울려 솔바람처럼 잦아들기를 수없이 반복한다. 그래서 마음을 씻어내고 깊은 사색을 하기에 더없이 좋다.

    이 길은 창건된 지 1200년이 지난 해인사로 통한다. 올해는 팔만대장경이 제작된 지 꼭 천 년이 되는 해여서 더욱 의미가 깊다. 해인사 초입 갱맥원과 정상 우비정 사이에 명소 열아홉 곳이 있다. 주위의 천년 노송과 함께 제3경 무릉교에서 제17경 학사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절경이 십리 길에 널려 있다. 이처럼 홍류동 계곡은 천년 세월의 무게가 녹아 있는 합천8경 중 하나인 동시에 가야산 19경 가운데 16경까지를 모두 만날 수 있을 정도로 절경을 자랑한다. 그 밖에도 가야산에는 무릉교, 홍필암, 음풍뢰, 공재암, 광풍뢰, 제월담, 낙화담, 첩석대 등의 명소가 있다.

    한참을 걷다 보면 바위와 절벽 곳곳에 새겨진 글자들이 눈길을 끈다. 필시 농산정(籠山亭)에서는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이곳이 홍류동 계곡 가운데 풍치가 가장 빼어난 곳이다. 최치원은 이곳의 풍광에 빠져 만년에 글을 읽고 바둑을 두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농산정 건너편에는 탈속의 소회를 읊은 둔세시(遁世詩) ‘題伽倻山讀書堂(제가야산독서당)’이라는 칠언절구가 석벽에 음각되어 있다.

    “狂奔疊石吼重巒 (광분첩석후중만), 人語難分咫尺間(인어난분지척간), 常恐是非聲到耳(상공시비성도이), 故敎流水盡籠山(고교류수진롱산).” “첩첩한 산을 호령하며 미친 듯이 쏟아지는 물소리에/ 사람의 소리는 지척 사이에도 분간하기 어렵네/ 시비하는 소리 귀에 들릴까 두려워/ 흐르는 물소리로 산을 모두 귀먹게 했구나.”

    천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석벽에는 푸른 이끼가 끼어 흔적은 묘연해졌지만 그의 시는 지금 읽어도 의미가 생생히 전해지는 듯하다. 석벽 가까운 곳에는 그를 기리는 사당도 자리하고 있다. 

    해인사에 가려면 반드시 지나가게 되는 ‘홍류동 계곡길’에는 천년의 고고한 세월이 배어 있다. 세차게 흐르는 계곡물과 사방을 둘러싼 기암괴석이 고즈넉한 정취를 선사하는 ‘홍류동 마음의 길’은 “천혜의 자연 품 속을 따라 해인사로 가는 길에 자신의 마음이 가는 길도 살펴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
    홍류동 물소리가 잦아질 때쯤이면 해인사 일주문에 발을 들여 놓게 된다. 세 개의 산문을 통과해야 큰 배와 같은 형태의 해인사 경내를 둘러볼 수 있다. 팔만대장경을 만나고 돌아 나오면 해인사 북서쪽 학사대에서 또 한 번 최치원의 체취를 만날 수 있다. 그 아래 옛 해인초등학교 터에 자리한 성보박물관에는 얼굴에 주름진 모습을 한 ‘목조희랑조사상’이 있다. 우리나라에 전해오는 유일한 목조진영(眞影)인 동시에 등신대에 가깝고 얼굴이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눈길을 끈다. ‘홍치4년명(1491년) 동종’에는 팔괘가 새겨져 유교와 불교의 만남을 엿볼 수 있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라는 법어를 남긴 성철 큰스님이 머물다 입적한 백련암(白蓮庵)은 해인사가 가야산 자락에 거느린 14개 암자 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수많은 돌계단을 올라 암자 마당에 당도하면 합천이 한눈에 들어와 가슴이 탁 트이는 듯하다.

    합천=글·사진 류영현 기자 yhryu@segye.com

    ■여행정보
    ◆가는 길=경부고속도로와 중부내륙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성주IC에서 합천·고령 방면으로 나와, 우측방향 33번 국도를 타고 가면 해인사 이정표가 나온다. 열차나 고속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대구 서부정류장(053-656-2824∼5)에서 해인사행이나 백운동행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해인사행 직행버스는 하루 40회 운행한다.

    ◆묵을 곳=합천(지역번호 055) 해인사 관광단지에는 장급 여관이 30개 넘게 있다. 시설이 비교적 깨끗한 곳이 청운장여관(932-7555), 금강여관(932-0036), 해인사관광호텔(933-2000) 등이다.

    ◆먹을 것=해인사 주변의 대부분 음식점이 산채백반을 전문으로 하는데 청결하고 맛깔지다. ‘2011 대장경 천년 세계문화축전’을 앞두고 가야산 일원에서 생산되는 청정농산물을 이용한 ‘대장경 밥상’을 내놓는 곳이 생겼다. 도토리비빔밥, 채식나물 밥상, 대장경 한정식으로 구성된 대장경 밥상의 지정식당은 백운장식당(932-7393), 해인사해인식당(933-1117), 삼성식당(932-7276)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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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8/10 01:17

    금빛 모래사장, 솔바람 그윽한 당진 대난지도 해수욕장

     

    <‘섬 속의 해수욕장’으로 불리는 충남 당진 대난지도는 수도권에서 가까워 접근하기 좋은 데다 맑은 바닷물과 금빛 백사장 등을 고루 갖춰 명품 피서지로 떠오르고 있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대난지도는 짙푸른 바다와 넓은 해수욕장, 우거진 송림,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이 조화를 이뤄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낸다.>
    장마와 잦은 폭우가 그치면서 본격적인 피서철이 다가왔다. 산과 바다로 떠나려는 피서객들로 전국의 주요 도로는 만원을 이루고 있다. 어디를 가나 꽉꽉 막히는 극심한 정체로 피서지에 다다르기도 전에 몸과 마음은 이미 지치고 만다. 그래서 가까운 곳에 갈 만한 바닷가와 해수욕장이 있다면 하는 생각이 절실하게 느껴진다. 이럴 때 힘들이지 않고 오붓하게 가족과 즐길 수 있는 해변이나 섬에 갈 수 있다면 더욱더 좋지 않을까? 이런 면에서 서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충남 당진의 작은 섬과 바닷가는 최고의 피서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당진의 바닷가와 해수욕장을 찾아나섰다. 서해안고속도로 송악IC를 나와 석문방조제와 대호방조제를 거쳐 도비도항에 도착했다. 서해안고속도로가 초입부터 막히긴 했지만 불과 2시간 남짓 만에 푸른 바다를 만났다. 당진의 유일한 해수욕장인 난지도에 가는 길은 그다지 어려움이 없었다. 도비도 선착장에는 매시간 떠나는 여객선이 기다리고 있다. 도비도는 원래 섬이었으나, 대호방조제를 축조하면서 육지로 변한 곳이다. 도비도에는 숙박시설과 해수탕 등의 편의시설이 잘 마련돼 있다. ‘서해의 숨겨진 보물’, ‘섬 속의 해수욕장’으로 불리는 난지도로 향하는 여객선은 이곳에서 타야 한다. 도비도를 떠난 여객선은 대조도와 소조도, 비경도, 우무도를 돌아 대난지도로 향했다. 난초와 지초가 많아 불리게 됐다는 난지도(蘭芝島)는 소난지도와 대난지도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여객선이 지나는 서해안 경관은 기대 이상으로 아름답다. 난지도로 가는 뱃길에는 어김없이 갈매기가 동행한다. 언제부터인가 섬으로 가는 뱃길에는 ‘새우깡’을 기다리는 갈매기가 무리를 지어 따라다닌다. 배 안에서 새우깡 한 봉지를 사서 던져주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된다.

    서해안 뱃길에서 만나는 작은 섬들은 시루떡을 쌓아 놓은 듯한 황갈색 퇴적암 위에 해풍을 오랫동안 버텨온 소나무가 숲을 이룬다. 리아스식 해안에 떠있는 일본의 3대 절경이라는 마쓰시마(松島)가 전혀 부럽지 않은 풍경이다. 기암괴석의 절벽 아래에는 강태공이 줄지어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다. 이 지역은 우럭과 놀래기가 잘 잡히는 갯바위 낚시의 포인트인 셈이다.

    새끼 섬 소난지도를 지나면 호젓하고 조용한 대난지도 선착장에 다다른다. 불과 30분도 안 된 거리에 있는 육지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100년은 족히 넘어보이는 소나무와 해당화 숲으로 둘러싸인 어촌마을 앞에는 긴 금빛 백사장이 자리하고 있다. 대난지도 해수욕장은 섬을 찾은 사람들에게 펀펀한 모습으로 자리를 내주고 있다. 이처럼 바다와 어울려 작열하는 태양을 피해 시원한 여름을 보낼 피서객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폭 500m, 길이 2.5㎞의 백사장에는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모래는 가지런히 정리돼 있다. 맑은 바닷물과 질 좋은 하얀 모래, 따뜻한 수온이 대난지도해수욕장의 자랑이다. 여기에 다른 해수욕장과 달리 수중에는 100m 이상 완만하게 연결되는 모래가 깔려 있다. 그래서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단위 피서객들에게 안성맞춤이다.

    해수욕장에 들어서면 바닥에 쌀가루처럼 고운 모래가 발가락을 간지럽힌다. 돌멩이와 조개껍데기가 없으니 신발을 신지 않아도 전혀 문제될 게 없다. 해수욕장 뒤편에는 청소년수련관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선 갯벌체험과 해양래프팅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해수욕장 북서쪽에는 바다낚시터도 있다.

    총총한 별빛 아래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나면 대난지도가 ‘우리나라 명품섬 베스트 10’에 들 정도로 청정한 곳이라는 것을 제대로 실감할 수 있다. 가족만의 오붓한 시간을 보내려면 마을을 지나 좁은 언덕길을 넘으면 나오는 작은 해수욕장으로 가면 된다. 뉘엿뉘엿 해가 바다로 기울면 100m 남짓 늘어선 소나무 숲 아래를 걸어보는 것도 좋다. 멀리서 들려오는 파도소리와 더불어 솔향기가 그윽하게 풍기는 산책로는 잊을 수 없는 특별한 추억을 안겨준다.

    당진에는 또 하나의 명품 바닷가가 있다. 일출과 일몰을 한곳에서 볼 수 있는 왜목마을이다. 당진군 석문면 교로리 왜목마을은 서해안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독특한 지형의 영향으로 바다에서 떠오르는 ‘일출·월출’로 유명해 매년 해돋이축제가 개최되는 곳이다. 접근성이 뛰어나 최근에는 여름 피서지로 뜨는 곳이다. 또 왜목마을 인근의 실치와 뱅어포로 유명한 장고항과 석문방조제·대호방조제에서도 상큼하고 시원한 바람을 만끽할 수 있다. 대형상륙함과 구축함에 해군과 해병대의 역사와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전시관이 설치돼 있는 삽교호 함상공원에 마련된 놀이공간과 함상카페, 함상공원테마과학관도 자녀들과 함께 둘러볼 만하다.

    당진=글·사진 류영현 기자 yhryu@segye.com

    ■ 여행정보

    ◆가는 길=수도권을 기준으로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송학IC에서 나와 38번 국도를 타고 석문방조제와 대호방조제를 거쳐 도비도항으로 간다. 이곳에서 여객선을 타고 30분만 가면 대난지도선착장에 도착할 수 있다.

    ◆묵을 곳=당진(지역번호 041) 대난지도 안에는 로그비치 펜션(354-3940)과 대난지도민박(352-3077), 초가횟집(352-1286), 해변가든 민박(353-3894) 등이 있다. 인근 소난지도에도 바다의 꿈(352-7348), 해나루(353-8120), 풍차마을(010-5648-2356) 펜션 등이 있다.

    ◆먹을 것=대난지도민박식당(352-3077), 대호회관(353-4311), 만나식당(354-1128), 청정회관(357-4577) 등에서는 직접 그물을 놓아 잡은 자연산 활어를 내놓는다. 도비도항에는 이 지역의 특산물인 간재미와 키조개, 반지락을 이용한 요리와 실치회를 내놓는 식당이 즐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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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8/10 01:03

    화천 '파로호 100리 산소길' 자전거로 씽씽달리면 더위는 사라진다

    페달을 밟을 때마다 출렁거리는 다리와
    찰랑거리는 강물의 흔들림이
    몸에 전해지면 묘한 매력이 느껴진다
    ‘물의 나라’ 강원 화천은 산자수명(山紫水明)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곳이다. 화천(華川)은 이름대로 화려한 강물이 흐른다. 강과 계곡, 호수에는 시원하고 맑은 물이 가득하기에 여름 피서지로 그만이다. 아침이면 물안개가 자욱이 피어나고, 해가 머리 위에 오르면 청명한 물빛의 호반엔 거대한 산자락이 투영된다. 얼마 전 노르웨이에서 피오르를 경험한 탓에 여간해선 계곡과 호수가 만들어낸 경치에는 놀라지 않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화천의 높은 산과 계곡, 호수가 빗어낸 협곡은 신선이 사는 선계가 바로 이곳이 아닐까 하는 착각에 빠질 정도다.

    1945년 만들어진 ‘꺼먹다리’는 6·25전쟁 당시 격전지로 남북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상징물이다. 교각에는 전쟁 당시 포탄과 총알의 흔적이 남아 있다.
    여름에 더위를 피해 화천여행을 선택했다면 가장 먼저 북한강변으로 가야 한다. 강을 따라 달리는 자전거도로인 ‘파로호 100리 산소길’(42.2㎞)은 이곳이 아니면 도저히 만날 수 없는 아름다움을 지닌 곳이다. 이름만 들어도 청명하고 상쾌하다. 자전거 길은 남쪽으로는 하남면 서오지리 연꽃단지에서 북으로는 화천댐까지 3시간가량 걸린다. ‘100리 길을 완주하고 100세까지 장수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는 이 길은 원시림을 관통해 가는 흙길과 강물 위로 지나가는 강상(江上)길로 나뉜다. 원시림을 관통해 가는 숲속길(1㎞)과 북한강 위로 지나가는 수상길(1㎞), 물안개와 저녁노을을 감상할 수 있는 수변길(2㎞), 연꽃길, 야생화길 등 볼 거리 즐길 거리가 넘쳐난다. 나룻배 체험길과 원시림의 숲속산소길도 있다. 숲속 길은 포장되지 않은 원시림 산길로 난이도가 높다.

    이곳에는 자전거를 가지고 가지 않아도 된다. 붕어섬 입구에 있는 관광안내소에서 신분증과 5000원을 내면 최신형 자전거와 안전모를 빌려준다. 5000원은 반납할 때 화천군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으로 돌려주니 무료나 다름없다. 안내소를 나와 본격적인 자전거 여행을 위해 북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른 아침 북한강은 물안개가 자욱해 한 폭의 수묵화를 보는 듯하다. 이마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힐 때쯤 산천어 축제장을 지나 ‘가난한 선비가 바위 앞에서 정성을 들여 장원급제했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미륵바위에 당도한다.

    머지않아 ‘꺼먹다리’가 나왔다. 수많은 사연이 깃든 낡은 다리 앞에선 왠지 자전거에서 내려 걸어가야만 할 것 같았다. 1945년 만들어진 다리 상판을 검은색 타르를 칠하면서 이 같은 이름을 얻었다. 이 다리는 6·25전쟁 당시 격전지로 남북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상징물이다. 교각에는 전쟁 당시 포탄과 총알에 의한 흔적이 남아 있다. ‘전우’ 등 전쟁 영화와 드라마 배경으로 자주 등장한 곳이기도 하다. 꺼먹다리를 지나면 ‘딴산’이다. 산이라기보다는 물가에 자리한 조그만 동산이다. 섬처럼 물 위에 두둥실 떠 있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다. ‘울산에 있던 바위가 금강산으로 가다가 이곳에서 걸음을 멈췄다’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내려온다. 장엄하게 쏟아지는 인공폭포와 물놀이장으로 인기 만점이다. 오르막으로 이어지는 길에 올라서면 화천댐이 앞을 가로막아 선다. 이 댐이 품고 있는 물이 ‘산속의 바다’라 불리는 38.88㎢ 규모의 파로호다.

    <화천 ‘파로호 산소 100리길’의 백미인 물 위에 만들어진 폰툰(pontoon)길. 이곳에서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 출렁거리는 다리와 찰랑거리는 강물의 흔들림이 몸에 전해져 묘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북한강은 이른 아침이나 비가 내리는 날이면 물안개가 자욱해 수묵화처럼 아늑하고 아름답다.>
    화천강의 물고기를 파로호로 이동시키기 위해 조성한 ‘물고기 하늘길’을 지나면 ‘이구가 고개’라는 푯말이 보인다. 언덕의 경사가 심해 자전거를 타고 가지 못하고 머리에 이고(이구) 가야 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고개를 지나면 드디어 산소길의 백미인 물 위에 만들어진 폰툰(pontoon·부교) 길이다. ‘숲으로 다리’라 불리는 총 연장 1㎞, 폭은 2.5m의 수상 자전거길은 세계 어디에도 없는 화천의 명물이다.

    페달을 밟을 때마다 출렁거리는 다리와 찰랑거리는 강물의 흔들림이 발과 다리에 전해지면서 묘한 매력이 느껴진다. 수상길을 지나 원시림 숲 속을 빠져나오면 연꽃단지인 서오지리에 다다른다. 야생화가 지천에 핀 동구래마을도 지척이다. 100리 산소길은 강과 산과 꽃이 어우러진 아름다움에 빠져 힘든지 모르고 달리게 된다.

    화천에서 파로호 ‘물빛누리호’를 타고 50년간 유지된 원시림과 만나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다. 물빛누리호는 파로호 선착장인 구만리선착장을 출발해 간동면 방천리(수달연구센터)와 동촌리 지둔지, 법성치, 비수구미, 세계평화의 종 공원으로 이어지는 물길 24㎞를 1시간20분 달린다. 6월부터 10월까지는 하루 두 차례, 나머지 기간은 하루 한 차례 운항한다. ‘비밀의 숲 속 아름다운 아홉 물줄기가 흘러나온다’의미를 지닌 오지 중 오지 ‘비수구미’는 원시림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오직 세 가구만 살고 있는 비수구미마을에서 화전민 후손들이 내놓는 나물밥과 청국장, 토종닭 요리는 가히 일미다. 더위를 느낄 수조차 없는 비수구미는 밤이 되면 더 신비스럽다. 

    화천=글·사진 류영현 기자 yhryu@segye.com

    ■여행정보
    ◆가는 길=경춘고속도로를 이용해 춘천IC를 나와 시내를 통과해 5번 국도와 407번 지방도를 따라 가면 화천이다. 동서울고속버스터미널과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대까지 화천행 시외버스가 운행된다.
    ◆묵을 곳=군부대가 많은 화천군에는 읍내 터미널 주변에 깨끗한 모텔이 많다. 광덕계곡유원지와 백운계곡 등에 펜션이 즐비하다. 화천군(033-440-2542)에 문의하면 숙소를 소개해준다.
    ◆먹을 것=파로호 가는 길목인 간동면 화천어죽탕(033-442-5544)은 잡고기를 갈아 야채와 끓여내는데 깊은 맛을 풍긴다. 대이리의 콩사랑(033-442-2114)은 콩요리 정식과 모둠 보쌈이, 화천읍에 있는 산채골(033-442-4880)은 산채정식이 맛깔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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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8/10 00:56

    화천 쪽배축제, 종이배·페달배 등 기상천외한 쪽배들 진풍경


    강원 화천은 북한강과 파로호, 수많은 계곡으로 둘러싸여 있다. 풍부한 물은 여름마다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쪽배축제는 가족이나 동호회, 군인들이 직접 만든 기상천외의 작은 배를 띄워보고, 수상 레저도 즐기는 체험형 축제로 매년 겨울 이곳에서 열리는 산천어축제와 함께 화천의 자랑거리로 자리 잡았다. 

    #시린 물속에서 보내는 여름휴가


    올해로 9회째를 맞이한 ‘화천 쪽배축제’는 30일부터 8월 15일까지 17일간 화천 붕어섬과 생활체육공원 일원에서 열린다. 종이배, 페달배 등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쪽배들이 시원한 물 위에 가득 뜨고, 재미난 체험거리가 즐비한 내륙 최고 ‘물의 도시’에서 즐거운 피서 여행이 가능하다. 시원한 청정지대에서 야영까지 즐길 수 있어 캠핑족들의 눈길을 끈다. 샤워장과 급수대, 화장실, 개인물품보관소까지 갖춘 캠핑촌에선 4∼5인용 텐트를 대여해준다. 아무런 준비 없이 떠나도 걱정이 없어서 좋다. 수상자전거, 용선(드래곤보트), 카약 등 수상레포츠와 함께 야외 수영장 등 물놀이 시설이 갖춰져 있다. 온 가족이 시원한 물에서 보람찬 휴가를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매년 만원 사례를 이루고 있다. 캠핑촌 대여비용도 부담이 없다. 텐트 1박 대여 비용은 3만원이지만 텐트를 대여하면 지역화폐인 화천사랑상품권 2만원을 돌려받는다. 따라서 실제 비용은 1만원인 셈이다. 상품권은 화천군 관내의 주유소, 식당, 편의점 등 모든 상점에서 돈처럼 쓸 수 있다.

    축제기간 동안 화천의 농·산촌마을에서는 물놀이를 즐기면서 농촌체험을 할 수 있는 여름마을 계곡소풍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마당극 낭천별곡, 은하수 별빛 콘서트, 여름마을 계곡소풍 등 풍성한 행사가 즐거움을 더해준다.

    <화천 ‘쪽배축제’ 일환으로 열리는 ‘창작 쪽배 콘테스트’에는 유쾌한 상상력이 총동원된 기상천외한 무동력 창작선이 등장한다. 쪽배축제는 30일부터 8월15일까지, 쪽배콘테스트는 8월6일 열린다.>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로 쪽배 만들기

    쪽배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창작 쪽배 콘테스트’. 종이배, 페달배 등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쪽배로 경연을 벌이는 이색 이벤트로 가족, 친구, 연인끼리 배를 만들며 색다른 추억을 안겨준다. 더욱이 참가자에게는 두둑한 상금까지 걸려 있어 매년 30여 개팀이 참여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심사해 1등인 금상(200만원)을 비롯한 은상(150만원), 동상(100만원), 장려상(5개팀 각각 50만원) 등을 선정한다. 한 명 이상 타고 완주하면 최소 참가상(상품권 10만원)은 받을 수 있다. 종합평가와는 별도로 경주 부문에서 1∼3위를 차지한 팀에게는 각각 50만원, 30만원, 20만원의 상금을 지급한다.

    8월 6일 열리는 올해는 만든 배와 함께 퍼포먼스를 해야 했던 기존의 방식을 변경해 퍼포먼스 없이 30m 직선 거리를 경주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불필요한 퍼포먼스의 부담을 덜어 일반인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서다. 경주 점수 50%에 쪽배의 디자인(20%)과 과학성(20%), 그리고 참가자의 복장 등 연출성(10%)을 더해 최종 순위를 결정한다. 쪽배는 사람의 힘으로 움직이는 무동력 창작선으로 동력은 ‘노’를 포함해서 사람의 힘으로 조작하는 것은 뭐든지 가능하다. 쪽배 콘테스트에는 공장에서 제작해 판매하는 배나 동력은 사용할 수 없고, 선체에 스티로폼을 사용하면 참가가 불가능하다. 올해는 어떤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배를 만들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이번 축제를 더욱더 기다리게 한다. 매년 가족단위의 참가자들이 행사장 인근에서 합숙하면서 배를 만드는 장면은 어떤 축제에서도 볼 수 없는 진풍경이다.
    화천=류영현 기자 yhry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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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8/04 14:51

    찬 계곡물에 발 담그면 온몸이 서늘… 선비의 고장 '함양'


    • 예나 지금이나 시린 계곡물에 발을 담그는 것이 삼복더위를 날리는 최고의 피서법이다. 경남 함양의 화림동 계곡은 등골에 냉기가 서릴 정도로 시원하다. 조선시대 많은 한양 선비들은 고산준령의 험한 백두대간을 넘어 함양까지 내려와 노년을 보냈다. 물 맑고 경치 좋은 계곡에 정자를 짓고 문학을 논하고 나라를 걱정했다. 그래서 함양은 ‘좌안동 우함양’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선비 문화가 꽃피운 고장이다.


      <함양 화림동 계곡의 암반 위에 세워진 거연정은 이 지역 정자 가운데 백미로 꼽힌다.>
      >
      해발 1507m 남덕유산에서 발원한 남천(남강의 상류)은 백두대간 아래 첫 마을인 함양의 서상면과 서하면 60리를 흐르며 계곡에 여러 모양의 기암괴석을 만들었다. 투명하다 못해 초록빛을 띤 계곡물은 비단결 같은 매끄러운 화강암 반석 위를 흐르다 곳곳에 도자기를 빚듯 소를 만들었다. 너른 반석에 들어앉은 정자는 자연과 하나 돼 세월을 벗하며 나그네를 반긴다. 정자문화로 유명한 함양에서도 계곡이 절정을 이루는 곳은 단연 화림동(花林洞)이다. 화림동 계곡은 본래 팔담팔정(八潭八亭)이라고 해서 여덟 개의 소와 여덟 개의 정자로 유명한 곳이다. 오래전 네 개는 사라지고 거연정, 군자정, 동호정, 농월정이 전해오다가 2003년 농월정마저도 소실됐다.

      옛 선비의 발자취를 따라 기암괴석 사이에 수수한 정자가 자리한 계곡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더위는 저만치 달아난다. 화림동 계곡을 따라 나무와 돌로 2006년 오솔길을 놓았다. 6㎞가 넘는 이 길은 ‘선비문화탐방로’로 명명됐다. 계곡을 왼쪽으로 끼고 걸어가면 물소리에 취하고 경치에 흠뻑 빠진다. 신선이 노닐던 무릉도원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답다. 계곡에서 탁족(濯足)이라도 하려 치면 삼복더위는 사라지고 옛 선비의 숨결은 나그네를 따라온다. 

      <시원스레 흘러내리는 계곡물과 함께 나란히 난 선비문화탐방로는 산책하기에 그만이다.>
      물소리에 취하고 경치에 흠뻑 빠져

      화림동 계곡에서 맨 처음 만나게 되는 거연정(居然亭)은 이 지역 정자 가운데 백미로 통한다. 두서없이 놓인 시루떡 모양의 돌무더기 위에 우뚝 솟은 거연정은 화림교라는 아치형 구름다리를 건너야 다다를 수 있다. 중추부사를 지낸 전시숙이 소요하던 곳으로, 후손 전재학 등이 1872년에 정면 3칸에 측면 2칸으로 지었다.수령 300년이 넘는 팽나무와 물푸레나무로 둘러싸인 정자는 청잣빛 계곡물과 백옥같이 흰 바위가 어우러져 입을 쉽게 다물지 못하게 한다. 

      세파의 근심 걱정 물 흐르듯 사라져

      탐방로를 걷다 보면 멀지 않은 곳에 군자정(君子亭)이 모습을 드러낸다. 굽이치는 계곡에서 한 발치 물러나 너럭바위 ‘영귀대’ 위에 덩그러니 자리 잡았다. 자연 속에 묻힌 정자에서 한나절을 보내면 아옹다옹 세파에 시달린 시름이 물 흐르듯 사라질 것만 같다. 조선의 5현으로 꼽히는 일두 정여창 선생이 안의현감으로 있을 때 이곳에서 벗들을 불러 시를 짓고 담소를 나눴다고 한다. 후세에 전세걸이라는 선비가 정여창 선생을 군자라 칭하며 정자를 세웠다.

      잘 가꾸어진 탐방로를 따라가노라면 뜻하지 않은 곳에서 작은 섬처럼 생긴 반들거리는 바위가 눈에 띈다. 해를 가릴 정도로 넓은 바위라는 뜻의 차일암(遮日岩)이다. 김차흡은 이 바위를 보고 “넓은 반석에는 천 명이나 앉을 수 있고, 큰 바위엔 악기를 백 개나 매달 수 있네”라고 읇조렸다. 차일암 옆에는 노래 부르는 장소인 ‘영가대’, 악기를 연주하는 곳인 ‘금적암’이 자리하고 있다. 수백평 크기의 널찍한 차일암은 옛 선비들이 술을 마시고 거문고를 청해 들었던 곳이다.

      바지를 걷어올리고 훌쩍훌쩍 뛰어 바위를 건너면 화려한 단청으로 치장한 동호정(東湖亭)과 조우한다. 임진왜란 때 의주 몽진 길에 선조 임금을 등에 업고 수십 리를 달렸던 동호 장만리 선생의 호에서 따온 이름이다. 동호정은 장만리 선생의 후손이 1890년에 건립했다고 전한다. 이 정자는 기둥부터가 특이하다. 땅과 맞닿은 기둥은 뒤틀린 통나무를 마름질하지 않은 채 그대로 살렸다. 누대에 오르는 계단도 통나무를 반으로 잘라 도끼로 찍어 만든 모습 그대로다. 계단 두 쪽이 꾸밈 없는 질박한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단청으로 화려하게 장식한 동호정은 질박한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수백평 크기 차일암서 선비들 풍류 즐겨

      화림동 계곡의 끝에 있던 농월정(弄月亭)은 지금은 볼 수 없다. 월연암(月淵岩)이라는 넓은 너럭바위에 흔적만 남아 있다. 관찰사와 예조참판을 지내고 임진왜란 때 의병을 일으켰던 지족당 박명부가 1637년에 처음 세웠다고 전한다. 너럭바위에는 ‘지족당이 지팡이 짚고 신을 끌던 곳’이라는 뜻의 지족당장구지소(知足堂杖銶之所)라는 글씨가 음각되어 있다.

      농월정은 ‘달을 희롱한다’는 뜻으로 선비들의 풍류와 멋을 함축하고 있다. 이곳 화림동 계곡을 흐르는 시린 물에 발을 담그고 달과 마주하면 누구나 풍류를 아는 선비가 된다.

      함양=글·사진 류영현 기자 yhryu@segye.com

      여행정보

      ◆가는 길=경부고속도로에서 대전∼진주고속도로로 갈아타고 함양분기점에서 우회전하여 88고속도로 함양나들목에서 빠져 나간다. 광주나 대구에서 갈 때는 88고속도로 함양나들목으로 나가면 된다. 동서울터미널에서 함양행 고속버스가 하루 10차례 있다.

      ◆묵을 곳=읍내 시외버스터미널 쪽과 상림 쪽에 코모도모텔(055-962-1166), 엘도라도모텔(055-963-9449)등 현대식 숙박시설이 있다. 용추계곡과 백무동계곡 주변에는 펜션이 즐비하다.

      ◆먹을 것=함양은 흑돼지와 안의갈비찜이 유명하다. 마천면의 월산식육식당(055-962-5025), 함양읍 삼일식당(055-963-2820), 오륙도식당(055-963-3649) 등이 잘알려져 있다. 함양읍 상림 근처 대장금식당(055-964-9000)은 이 지역에선 보기 드믈게 한정식을 내놓는다. 안의면에는 원조할매갈비식당(055-962-0065), 안의원조갈비(055-962-0666)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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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8/04 14:46

    ‘내일로 티켓’ 한 장이면 어디든 OK

    • ‘내일로(Rail 路) 티켓 하나면 전국 어디든 갈 수 있다!’ 청소년들이 본격적으로 방학을 맞이하면서 기차여행에 나서는 경우가 많아졌다. 만 25세(1985년생) 이하라면 ‘내일로 티켓’을 이용하면 5만4700원이란 초저가에 KTX를 제외한 전 노선의 열차를 7일 동안 무제한으로 탑승할 수 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출시된 패스형 상품이다 보니 방학시즌인 여름과 겨울에만 한정적으로 판매되는데, 올 여름시즌은 9월6일까지 이용할 수 있다. 이처럼 내일로 티켓으로 여행을 하는 청소년·대학생들을 가리켜 ‘내일러’(Railer)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기차를 타고 떠나는 여정은 언제나 즐겁고 행복하다. 그래서 기차 여행은 모든 이에게 영원한 로망이다. 동해안을 달리는 ‘바다열차’와 민둥산역을 지나는 무궁화호.>

      # 전국 어디나 갈 수 있는 내일로 티켓

      내일로 티켓은 사용 시작일 7일 전부터 코레일 홈페이지(www.korail.com)와 승차권 발매단말기가 설치된 모든 역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최근엔 ‘내일로 플러스’라는 이름으로 각 역마다 무료숙박 등 다양한 추가 혜택을 제공한다. 어느 지역을 중점적으로 볼 것인지, 어디에서 숙박을 할 것인지 등 자신에게 유용한 기차역을 선택해 발권해야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자세한 정보는 코레일 홈페이지와 각 지역본부 홈페이지, 네이버 카페 바이트레인(www.kicha.org) 등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내일로 기차여행 가이드북 ‘내일로 기차로(TERRA)’를 이용하면 더욱 손쉬운 여행계획이 가능하다. 저렴한 가격의 특별승차권으로 지정좌석은 제공하지 않는다. 따라서 예약이나 발권이 따로 필요 없고 무계획여행이나 기차를 놓쳐도 걱정이 없다.

      # 여행자들이 전하는 ‘내일러 성지’

      티켓 하나로 전국 어디든 갈 수 있는 기차여행이라지만 유독 내일러들이 많이 찾는 기차역이 따로 있다. 대부분 유명 관광지가 주변에 있거나, 저렴한 숙박시설이나 편의시설을 이용하기가 편리한 곳이다. 또 역무원들이 ‘유난히’ 친절한 곳도 내일러 성지로 꼽힌다. 지금까지 내일러들이 성지로 꼽는 곳은 순천과 영주, 안동, 문경, 민둥산역 등 10개 역이다.

      순천역의 경우는 호남선과 경전선의 환승역으로 열차를 갈아타기가 용이하고, 버스 한 번만 타면 순천만과 송광사를 둘러볼 수가 있다. 영주역은 부석사가 가까이 있는 데다 이색적인 잠자리를 제공해 준다. 또 안동역은 화회마을을 방문하기가 편리하고 황홀한 월영교의 야경을 감상할 수도 있다.

      문경 점촌역은 역 건물 자체가 아름다운 데다 강아지 명예역장이 있는 곳이다. 레일 옆에 앙증맞은 우체통이 있어 여행 중에 ‘나에게로 쓴 편지’를 붙이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정선의 민둥산역은 ‘유난히’ 친절한 역무원으로 유명하다. 역무원들이 인근의 관광지 안내는 기본이고, 승용차로 다음 행선지까지 바래다주는 경우도 있다. 부산역은 비용면에서도 가장 큰 혜택을 볼 수 있는 기차역이다.

      서울에서 부산 왕복하는 무궁화호 요금이 5만3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내일로 티켓 ‘본전’을 충분히 뽑게 되는 여정이다. 부산역에서 대중교통을 이용, 해운대나 광안리해수욕장, 국제시장, 자갈치시장에도 쉽게 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여수역도 여행하기 좋은 코스로 꼽힌다. 향일암, 돌산공원, 오동도 등을 둘러볼 수 있다. 이 밖에 기차마을과 레일바이크, 증기기관차가 있는 곡성역은 내일로 여행자의 필수코스로 꼽힌다.

      곡성 섬진강기차마을은 세월을 잊고 달리는 증기기관차와 레일바이크를 체험하는 특별한 공간이다.
      #알고 떠나면 무료숙박은 기본


      ‘집 떠나면 고생’이라지만 저렴하고 안락한 숙소를 정했다면 여행 중에 겪게 될 고생은 반쯤 줄어든 셈이다. 내일로 여행자에게 무료숙박을 제공하는 기차역이 적지 않다. 내일로 플러스를 선택하면 객차를 개조해 만든 침식차나 휴양실을 제공한다. 일부 코레일 지역본부에서는 무료로 펜션숙박을 소개해 주기도 한다.

      내일로 플러스의 원조로 불리는 민둥산역은 침식객차를 설치, 여행자에게 제공한다. 영주역은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침대객차에서 무료로 하룻밤을 지낼 수 있다. 충북본부의 단양도담역과 충주역에서도 1일 숙박을 제공한다. 태백역은 텐트를 제공하거나 홈스테이를 소개해 준다.

      또 대천역은 해수욕장에 주변 야영장을 제공하고 찜질방 이용권도 준다. 오송역에서 내일로 티켓을 구입하면 호텔숙박권과 농촌체험 중 한 가지를 선택해서 이용할 수 있다. 이틀 밤을 제공하는 역들도 곳도 있다.

      경부선 점촌역과 상주, 예천역은 내일러에게 침식객차와 찜질방 이용권을 준다. 나주역과 곡성, 남원, 순천역에서도 1일 숙박권을 제공한다. 무료숙박권을 받기 위해서는 해당역이나 지역본부에서 내일로 티켓을 구매해야 하며 숙박시설 예약은 필수다.

      류영현 기자 yhry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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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8/04 14:44

    하늘과 맞닿은 태백 ‘바람의 언덕’… 배추밭 초록빛 ‘물결’


  • 가는 곳마다 길이 꽉꽉 막히는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다. 그렇다고 막힌 도로를 핑계로 일 년 동안 기다려온 바캉스를 결코 포기할 수는 없다. 길이 막히고 운전 부담도 없는 휴가라면 어떨까? 휴가지로 향하면서 편한 자세로 잠을 자거나, 다운받은 영화를 보면서, 또는 그동안 못 읽었던 책을 가지고 가면서 독서삼매경에 빠져들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기차여행은 온 가족에게 여유를 안겨 준다. 지형적으로 국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삼복더위에도 시원하다 못해 한기를 느끼게 하는 곳. 강원도 정선과 태백으로 기차를 타고 떠나는 여름휴가를 권한다. 기차역에서 목적지까지 걸어서 가거나, 버스를 한두 번만 갈아타면 접근이 가능하다. 가족여행으로 짐이 많다면 현지에서 택시를 이용해도 된다.

    <태백 매봉산 바람의 언덕은 해발 1304m에 이르는 산 정상에 위치한다. 이곳에서 부는 바람은 상쾌하고 신선해 최고의 피서지가 되기도 한다. 파란 하늘과 하얀 풍력발전기, 광활한 고랭지 배추밭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연출한다.>
  • 정선에는 기차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깊은 계곡과 울창한 산림, 이색적인 풍광이 기다리고 있다. 청량리역에서 무궁화호를 타고 민둥산역으로 가면 정선지역 관광지와 쉽게 연결된다. 2009년 민둥산역으로 개명됐지만 이 지역 주민들은 아직도 ‘증산역’으로 기억하고 있다. 태백선과 정선선이 나뉘는 민둥산역은 이 지역에서 대중교통이 가장 편리한 곳이다. 억새로 유명한 민둥산과 사시사철 차가운 물이 흐르는 고병계곡은 가까워 걸어서 갈 수 있다. 역에서는 정선과 태백지역을 산과 계곡으로 가는 버스가 운행된다. 정선터미널로 가면 정선선의 종착역인 구절리에서 아우라지역까지 가는 레일바이크도 탈 수 있다. 또 화암동굴, 개미들마을로 가는 버스도 있다. 

    멀지 않은 곳에 깊은 계곡과 울창한 산림

    정선역에는 전통민속장이 열리는 2, 7일에만 청량리까지 연결되는 무궁화호 열차가 있다. 여유롭게 정선으로 여행을 하려면 서울에서 제천역까지 간 뒤 ‘꼬마열차’를 이용하면 좋다. 오래된 새마을호 두 량으로 만들어졌다고 해서 꼬마열차라 불린다. 정선 별어곡역과 선평, 나진, 아우라지역이 있지만 모두 제천에서 꼬마열차를 타야 한다. 제천역에서 매일 오전 7시10분 출발하면 정선역에 9시쯤에 도착한다. 오전 10시5분에 출발하는 꼬마열차는 아우라지역에 오후 12시6분에 도착한다.

    역 주변에는 정선 소금강폭포와 계곡이 일품이다. 버스를 이용하면 시원하다 못해 냉기를 느낄 수 있는 ‘가리왕산휴양림’도 갈 수 있다. 강과 호수 동굴이 어울리는 화암동굴로도 연결된다. 정선선에는 특별한 의미로 와 닫는 별어곡역도 있다.

    “두 임금 섬길 수 없다는 연군지정, 거칠현동 사람들 별어곡역에는 눈물이 탄다.”

    시인 박해수가 ‘별어곡역’에서 이렇게 노래한 이곳에는 하루 두 차례 무궁화호 열차가 선다. 조선 개국에 반대한 고려 선비들이 숨어 살았다는 별어곡은 오늘도 적막함과 쓸쓸함이 묻어난다. 사북역에 내리면 하이원리조트와 하늘길로 가기가 쉽다. 하늘길은 옛 탄광이 있던 자리로 ‘운탄길’로 불리었다. 지금은 옛 정취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트레킹 코스로 유명하다.

    고한역에서는 자장법사가 ‘금탑과 은탑을 훔쳐 갈 것을 우려해 육안에는 보이지 않도록 비장했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정암사로 통하는 길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함백산(1572.9m)도 이곳에서 연결된다. ‘하늘정원’으로 불리는 함백산 만항재에서는 여름철이면 70종이 넘는 형형색색의 들꽃이 넘실거린다.

    <함백산의 계곡은 한여름에도 냉기를 느낄 정도로 시원하다. ‘하늘정원’으로 불리는 함백산 만항재에는 여름철이면 70종의 형형색색 들꽃이 넘실거린다.>
    검룡소로 가는 길은 울창한 침엽수림

    태백역은 50년 전 문을 연 황지역의 새 이름이다. 태백역에서 걸어서 낙동강의 발원지인 황지연못까지 갈 수 있다. 버스를 한 번만 갈아타면 한강의 발원지로 알려진 검룡소에 도달한다. 검룡소로 가는 길은 울창한 침엽수림이 펼쳐져 있어 한적하게 거닐기에 좋은 곳이다.

    하늘과 맞닿은 매봉산 ‘바람의 언덕’은 해발 1304m의 매봉산 정상에 있어서인지 태백시내 어디서나 보인다. 파란 하늘과 하얀 풍력발전기, 광활한 고랭지 배추밭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연출한다. 이곳에는 132㎡의 고랭지 배추밭을 배경으로 지름 52m 크기의 풍력발전기 8기가 돌아가고 있다. 한여름에도 시원하고 백두대간과 낙동정맥을 동시에 탐방할 수 있어 피서지로도 그만이다. 올 여름에는 삼수령 주차장에서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철암역에서는 구원자연휴양림에 가기가 좋고 태백산에 가는 길도 멀지 않다. 오투리조트, 태백레이싱파크, 용연동굴, 석탄박물관 접근도 가능하다. 추전역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기차역이다. 해발 855m 고지에 있어 연평균 기온이 남한의 기차역 가운데 가장 낮고 적설량도 가장 많다. 한여름에도 선풍기가 필요 없을 정도다. 기차는 서지 않는다. 기차가 서지 않으면서 이곳에 찾아오는 사람들은 오히려 많아졌다.

    정선·태백=류영현 기자 yhryu@segye.com

    ■여행정보

    ◆가는 길=
    열차시간은 코레일홈페이지(www.korail.com)에서 찾거나 전국 대표전화 1544-7788로 문의하면 된다. 정선 민둥산역(033-591-1069)과 태백역(033-552-2401)에 직접 문의해도 된다. 시외버스운행정보는 정선터미널(033-563-9265)과 태백터미널(033-552-31000)에서 안내해준다.

    ◆묵을 곳=
    정선에는 하이원리조트(1588-7789)와 메이힐스(033-590-1000), 태백에는 오투리조트(033-580-7000) 등 대형 숙박시설이 있다. 태백시 문화관광과(033-550-2085)와 정선군 관광문화과(033-560-2365)에서 안내를 받을 수도 있다.

    ◆먹을 것=
    태백은 한우가 유명한데 태성실비식당(033-552-5287), 태백한우골(033-554-4599) 등이 맛있다. 정선 고한의 정선회관(033-591-3501)과 윤가네한우마을(033-592-2920)도 잘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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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8/04 14:40

    창공을 새처럼 훨훨…급물살 가르면 짜릿, 평창에서 즐기는 레포츠


  • 푸른 창공을 새처럼 날고, 거친 물살을 헤치며 강을 따라 오르고, 숲 속 오솔길을 내달리고…. 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이 다가오면서 레포츠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2018 동계올림픽 유치를 이루어낸 강원도 평창은 다양한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다양한 체험관광을 통해 여행객들에게 한걸음 다가서고 있는 평창은 패러글라이딩과 산악오토바이, 래프팅 등을 즐길 수 있어 레포츠의 본고장으로 자리를 잡았다. 천혜의 자연 속에서 펼쳐지는 레포츠는 가족단위 피서객들에게 더없이 좋은 추억을 안겨다 준다.


    패러글라이더에 몸을 맡기고 한 마리 새가 되어 하늘을 나는 기분을 만끽해보고, 산악오토바이(ATV)를 타고 숲길을 맘껏 내달리고, 고무보트를 타고 좁은 강물을 헤쳐나가노라면 작열하는 태양도, 푹푹 찌는 더위도 일찌감치 저만치 물러난다.

    평창 장암산에 있는 ‘해피700활공장’은 국내에서 가장 좋은 활공 조건을 갖춘 곳이다. 이륙장이 넓고 비행 장애물이 없어 탁 트인 시야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평창 강변 긴 백사장에 마련된 착륙장도 자랑거리다. 패러글라이딩을 안전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일정시간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이곳에 마련된 ‘조나단 패러글라이딩 스쿨’은 초보자에게 다양한 교육을 한다. 21년의 베테랑 글라이더인 김동술 대표는 “패러글라이딩은 청소년들이 호연지기를 기를 수 있는 최고의 레포츠”라면서 “교실에서 이론으로만 배웠던 과학을 몸소 체험할 수도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여름휴가지로 불리는 강원도 평창은 다양한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천혜의 자연 속에서 즐기는 패러글라이딩과 산악오토바이, 래프팅 같은 레포츠는 피서객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안겨준다.>
    울퉁불퉁 고갯길 질주하는 멋과 스릴

    일반인들은 교관과 함께 타는 2인승 탠덤(tandem)이 적당하다. 교관이 앞자리에 앉아서 비행을 하므로 특별한 기술 없이 패러글라이딩의 매력을 맛볼 수 있다. 패러글라이딩의 참맛을 느껴보려면 일정기간 교육을 받은 뒤 가족이나 부부, 연인이 함께 타면 즐거움은 배가된다. 뺨에 와 닫는 부드러운 바람과 창공에서 산과 들을 내려다보면 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을 만끽할 수 있다. 1인용 단독 비행에 도전하려면 기초교육을 수료해야만 한다. 이곳에서는 청소년들의 여름방학을 이용한 패러글라이딩교육 과정도 운영한다.

    평창은 산길과 흙길이 많아 산악오토바이를 즐길 수 있는 코스도 많다. 패러글라이딩 활공장 근처 발왕산 중턱에 자리 잡고 있는 ‘해피700빌리지’는 숲길과 고불고불하고 울퉁불퉁한 고갯길을 질주하는 멋과 스릴을 즐길 수 있다. 두 사람까지 탈 수 있는 산악오토바이는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이면 이용할 수 있다.

    발왕산 허리로 난 좁은 길을 따라가면 멀리 광활한 대관령이 훤히 내려다보인다. 2∼6㎞에 이르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산악길을 달리면서 느끼는 스릴은 여느 것과 비교할 수 없다. 이곳에서는 산악오토바이와 함께 활쏘기, 야외승마도 체험할 수 있다. 겨울철에는 개썰매도 가능하다.

    사계절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물


    여름철 레포츠의 황제는 단연 래프팅이다. 평창은 동강과 평창강의 물줄기를 따라 짜릿한 래프팅을 경험하고 서바이벌 체험까지 할 수 있다. 숲이 울창하고 사계절 맑은 물이 흐르는 평창계곡물은 한여름에도 섭씨 15도를 넘지 않는다. 이곳에서의 래프팅은 시원한 물과 속도가 한데 어우러져 짜릿한 경험을 선사한다. 계곡의 기암괴석과 강이 어우러진 금당계곡과 오대천, 평창강은 색다른 경험과 큰 즐거움을 주기에 충분하다.

    흥정계곡과 금당계곡, 막동·장전계곡 등 기암괴석과 강이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계곡에서 즐기는 래프팅은 시원한 물과 스릴이 한데 어우러져 짜릿한 경험을 선사한다. 이 지역은 물줄기가 굽이굽이 돌아 흐르면서도 물 살이 빠르고 곳곳에 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낙차 큰 폭류와 여울이 나타나는 등 많은 요소들이 래프팅의 재미를 더해준다. 특히 동강의 아름다운 절경을 감상하고 싶다면 진탄나루를 추천한다.

    계촌마을은 래프팅과 농촌체험이 가능한 곳이다. 합천소를 출발해 장쾌한 형제바위 급류를 통과하게 되는 계촌마을 래프팅은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스릴을 느끼기 좋은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계곡을 지나면 강물이 잔잔해져 수영도 가능하다. 계촌마을에서는 래프팅과 물놀이 후 감자캐기, 옥수수따기 체험활동도 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래프팅뿐만 아니라 고난도 더키, 카약과 육지에서 벌이는 서바이벌 게임, 산악자전거를 이용한 하이킹 등 다양한 레포츠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평창=글·사진 류영현 기자

    ● 여행정보

    ◆가는 길=경부고속도로 판교분기점에서 영동고속도로로 바로 타고 가거나, 중부고속도로에서 광주 곤지암을 경유해 호법분기점에서 영동고속도로로 접어들어 여주, 원주를 지나 장평나들목으로 나가 우회전해서 평창읍 이정표를 따라가면 된다. 평창강 백사장 주변에 조성된 바위공원 인근에 조나단 패러글라이딩 스쿨과 착륙장이 있다.

    ◆평창군 전통시장=평창(지역번호 033) 5, 10일(330-2601) 봉평 2, 7일(330-2605), 대화 4, 9일(330-2604)

    ◆평창에서 레포츠 만날 수 있는 곳=조나단 패러글라이딩 스쿨(332-2625), 해피700빌리지(334-5600), 계촌정보화마을(070-7781-4847) 동강레포츠(333-6600) 유미레져(332-0099) 쿨레포츠(334-8484). 평창군(www.yes-pc.net)과 평창그린관광산업단(www.happy700stay.com)사이트에서 더욱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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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8/04 14:34

    “평창을 사계절 관광지로”, 김철귀 평창포럼 위원장




  • “평창에는 아직도 잘 알려지지 않은 천혜의 관광자원이 많은데, 이를 발굴하고 발전시키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해피(Happy) 700 평창포럼 김철귀(50·사진) 위원장은 “평창은 천혜의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아직도 외지에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 많아 순수민간단체인 평창포럼이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해피 700 평창포럼은 평창군에서 운영하는 한국농촌관광대학 평창캠퍼스 수료생들이 주축이 돼 2008년 창립된 모임이다. 이 모임에는 현재 원주민과 귀촌, 귀농인 등 260명이 활동하고 있다.

    “평창포럼 회원들은 오랜 직장과 사회생활에서 얻은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녹색마을가꾸기, 새농어촌건설운동 등 평창군에서 추진하는 각종 마을 가꾸기 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행복마을가꾸기지원사업’을 주도적으로 전개하고 있습니다.”

    “지역 농축산물 판매를 위해 회원들이 서울 지하철 청담역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김 위원장은 “매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한국국제관광전과 세계요트대회에도 별도의 부스를 마련하는 등 지역관광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평창포럼은 해피 700리길 조성을 위해 모든 코스를 답사하고 지역 축제 발전방안을 제안하는 등의 사업을 전개했습니다.”

    그는 “인간이 살기에 가장 좋은 자연 조건이라는 해발 700m에 위치한 평창은 높은 산과 계곡 등 천혜의 관광자원이 풍부한 데다 주민들의 인심도 좋아 머지않아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창은 여름 한철 피서를 위해 외지인이 물밀 듯 찾아오고, 겨울에는 스키장에만 관광객이 모이는, 이른바 계절적·지역적 편향이 심한 것이 문제”라는 그는 “평창을 사계절 관광지로 만들고 상대적으로 소외된 평창읍 주변의 남부지역 관광자원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평창이 고향인 김 위원장은 이곳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고향을 떠났다가 26년 만인 2006년에 귀촌, 청성애원의 대표를 맡고 있다.

    평창=류영현 기자 yhry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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